본문 바로가기
쑥떡 유아칼럼

유치원에도 왕따가 있나요? “친구가 안 놀아줘요.”라고 말 할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아이, 유치원 적응 잘 하고 있나요?)

by Nining 2021. 3. 13.
반응형

이제 새학기를 시작한지 2주가 지났죠. 우리 아이들 원에 잘 적응한 것 같으신가요? 대체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직도 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을 겁니다. 첫 주는 적응 기간이 맞는데 이주 차 정도 들어가면 어느 정도 유치원도, 담임 선생님도, 친구들도, 생활 패턴도 조금씩 익숙해 지는 단계 일텐데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있죠. 심지어 유치원이 재미 없다고 하거나 같이 놀 친구가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어 부모님 중에 마음이 아프신 경우들도 이제 발생합니다. 학기 초 우리 아이, 원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

1. 아이들마다 개인차를 기억해야 합니다.
자녀를 둘 이상 키우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 뱃속에서 낳은 아이라도 성향이나 취향, 식성, 생활 패턴, 수면 습관 등이 너무 다른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유치원에 오는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이 오죠. 사실 유치원은 사회의 축소판이죠. 그러다 보니 어떤 아이는 유치원과 담임 선생님께 잘 적응합니다. 유치원 급식도 맛있게 먹고 놀이도 다 재미 있어 합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는 아직 너무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유치원에 가긴 했는데 선생님도 엄마 만큼은 아닌 것 같고, 유치원 장난감도 집 보다는 안 멋진 것 같고, 자꾸 나눠 써야 하고, 밥도 먹던 맛이 아니고 그냥 모든 것이 새로워 힘들게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발달 차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민감성이나 환경 적응 시간이 필요한 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아이에게 이런 특성이 있을 경우 3월달 부터 너무 길게 원에 있게 하면 굉장히 힘들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특성이 다소 민감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탐색이 길다고 판단 되시면 얼른 기본 교육과정반만 참여하게 하시고, 나머지 시간은 편안하고 익숙한 집의 환경에서 지내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유치원 생활도 더 활기차게 할 수 있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다 보면 저절로 자기가 먼저 유치원에서 더 놀다 가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부모님께서 빠르게 우리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우리 아이의 말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잘 놀고 밥고 잘 먹고 재미있었으면서 엄마를 보면 갑자기 슬퍼하며 눈물 짓기도 하고, 유치원이 재미 없다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막상 우리 아이가 그런 모습을 내 앞에서 보이면 당혹스럽죠. 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순간 걱정되는 마음도 들고요. 그럴 땐 꽉 안아주시고 오늘 유치원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일에 대해 물어보시면 좋습니다. 특별히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놀잇감이 있는지, 어떤 놀이를 했는지 물어보시면서 정말 재미있었겠다고 하면 점차 기분 좋은 목소리로 유치원 생활을 말할겁니다.
하지만 진짜 기분이 안 좋은 일도 있기 마련이죠. 친구와 의견이 달랐다던지, 내가 갖고 놀고 있는데 친구가 그걸 말도 없이 가져갔다던지, 내가 만든 걸 부셨다든지, 밀쳤다든지, 자리를 빼앗았다든지, 선생님이 내 말을 안 들어줬다든지 등등 갈등 상황은 다양하게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그때 일일이 부모님이 흥분해서 반응하시면 아이는 예민하게 받아 들이고 그렇게 자라나게 됩니다. 우리 객관적으로 인생에 있어서 위와 같은 일 큰 일은 아니죠. 죽을 일도 아니고, 집이 망하는 일도 아니죠. 물론 아이의 감정이 무시되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일일이 세세하게 크게 반응하면 자녀에게 좋지 않다는 겁니다. 대신 감정을 읽어주는 정도로 반응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다음의 4단계가 가장 좋은 반응으로 보입니다.
1) 그때 너의 마음이 어땠니?
2) 그런 마음이 들어서 정말 속상했겠다.
3) 그래도 엄마에게 말해주어서 고마워. 엄마가 너의 마음을 알게 되어 참 기쁘다.
4) 그렇다면 다음에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렇게 말하면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이 받아들여졌음을 느끼게 되고, 앞으로도 어떤 상황이든 부모님이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다는 믿음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4)의 질문이죠. 어린 연령 일수록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답형의 명확한 문장으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두고 너무 지시적이지 않냐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어릴 때에는 명확하게 배워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갈등상황을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이를 ‘기술’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의사소통 기술, 갈등해결 기술, 의사표현 기술이 이런 것들입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예는 다음 글에 정리하여 올려보겠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 정말 심각한 상황인지 아닌지 정도는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3. 그러나 아이의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안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땐 담임 선생님과 직접 전화 통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기 초이고 담임 선생님과도 친하지 않은데 전화가 다소 부담스럽다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에 댓글을 쓰시거나 문자를 남기시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유치원에 직접 전화 하는 걸 추천합니다. 어린이집의 경우 수첩이 있어 오고 가는 내용을 적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우므로 직접 통화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대체적으로 선생님들이 부모님께서 말씀하시는 걸 잘 듣고 이해 가능하시도록 말해주시기 때문에 훨씬 속이 시원하고 신뢰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종 선생님이 아이의 상황을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땐 노여워하지 마시고, 이번주 동안 잘 지켜봐 달라고 부탁한 후 관찰해 보신 걸 다시 알려달라고 언제 전화 다시 해달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담임 선생님이 좀 더 신경써서 봐주실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하게 판단하시고 차분히 말씀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무래도 선생님들은 전화를 받으면 부담감이 생깁니다. 특별히 부탁하신 것도 있다보니 은연 중에 신경도 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안심이 안된다 하실 경우는 꼭 전화 통화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유치원에서는 각각의 유아마다 관찰 일지를 쓰기 때문에 아이의 말투나 상황들을 잘 기록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모아서 이후에 상담할 때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이야기 하는 교실 내 상황들을 신뢰하시면서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4. 적응기가 끝났는데도 친구가 안 놀아 준다고 말하며 유치원에 안 가려 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의 상황들로 다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죠. 아이들 마다의 개인차를 이해하고, 아이의 말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선생님께 전화도 해 보았지만 아직도 우리 아이만 원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종종 4-5 월에 이런 경우들이 있어요. 3월까지는 어떻게 잘 지내게 했는데 황당스럽게 4-5월이 되서 유치원에 안 가고 싶다든지, 친구가 안 놀아줘서 가기 싫다든지, 선생님이 내 말을 안 듣는 다든지 하는 유아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부모들은 정말 다른 차원으로 마음이 힘들죠. 적응 기간도 다 끝났는데 한달 잘 다니다가 애가 왜 이러지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정말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유아는 1달 겨우 유치원 다니다가 4월 중순 쯤 도저히 못 다니겠다고 취소한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그만 둔다는 것은 많은 리스크가 있습니다. 부모님의 심적 부담은 기본이고, 아이에게도 나는 중간에 유치원 다니다 안 다니게 된 아이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거기다 친구들은 다 다니는 데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안한다는 생각도 갖게 하고, 앞으로도 나는 내가 하기 싫으면 안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자신의 경험이 이를 증명하니까요. 결국 아이에게 가장 안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4-5 월에 유치원 가기 싫어하는 경우는 3월 과는 또 다르게 잘 도와야 합니다. 이때는 진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을 빨리 파악해 도와 준다면 앞으로도 원을 잘 다닐 수 있는데 부모가 원인 파악을 포기 한다면 아이는 고통스럽게 원을 다니거나 아예 원을 다니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다그치면서 야단치기 보다는 기분을 좋게 한 후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는 게 좋습니다. 대체적으로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 일 때 거짓말을 하기 보다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가 나거나 열불이 올라 올라도 차분하게 대해야 합니다. 어떤 부모님은 아이스크림집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맛을 먹으며 같이 이야기를 나눴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런 뒤 다소 심각하게 느껴질 땐 담임 선생님과 통화 후 면담을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에서 발생한 일인 경우 담임 선생님이 아시고 함께 도움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 모두 우리 아이의 첫 사회생활을 응원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사회는 참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지혜롭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담대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부모가 곁에서 우리 아이의 상황과 마음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아이에게 도움을 제공해야 합니다. 아이의 갈등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심각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작은 상황들이 사회성을 만들어 가고 올바른 사회적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살피고 때에 따라 적절한 도움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쑥 자란 걸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 우리 아이들이 첫 사회 생활을 통해 인생의 첫 발을 떼게 되는데, 그 가운데 얻어 가는 것이 많기를 바랍니다. 💖
다음에는 의사소통 기술에 대해 소개 하는 글을 준비해 볼게요. 그럼 안녕 🤗

 

자녀를 처음으로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낼 때 정말 ‘단점’ 먼저 알리고 상의해야 할까요?

오은영 선생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유치원과 학교에 자녀를 보낼 때 단점 먼저 알리고 상의하라고 하시는 글을 쓰셨더라고요. 조선일보에 나왔던 글입니다. 정말 그래도 될까요? 오은

nining-e.tistory.com

 

 

대체 왜 3월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그리고 각 가정마다 전쟁일까요? (아이 VS 부모, 아이 VS 교사)

부모님들~ 아이들과 전쟁 잘 치르고 계신가요? 선생님들도 아이들과의 전쟁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우리나라는 지금 휴전 상태이지만 곳곳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죠. 아마 3월 동안에는 각 가정마

nining-e.tistory.com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 대 유아 비율' 어떤 게 좋은 걸까요?

며칠 전 글 쓰려고 기사를 스크랩 해 두었는데 너무 바빠서 이제야 글을 쓰게 되었어요. 모두 새 학년 새 학기 잘 보내고 계시죠? 자녀를 새로운 기관에 보내셨다면 아직까지는 적응기이기 때문

nining-e.tistory.com

 

반응형

댓글